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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류 2010
참여작가 최혜영
전시기간 2010. 5. 15~6. 20
전시정보 작가와의 대화: 2010. 5. 15 (토) 4 pm
 
"Are you ready?" 최혜영 개인전 공명하는 판 5. 15~6. 20 ( Choi Hye Young_solo exhibition'Energy Flow' -May. 15~June.20. 2010
 
 
 
 
최혜영 개인전  - 공명하는 판 'Energy Flow'
2010. 5. 15~6. 20
작가와의 대화: 2010. 5. 15 (토)  4 pm
관람시간: 11am~7pm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Choi Hye Young Solo Exhibition-Energy Flow
May 5 to June 20, 2010
Open hour: 11am to 7pm
Closed every Monday


 
 
 
 
 
 
 
 
 
 
 
 
작가노트
김만석 (미술비평)
테이프(tape), 테이핑(taping)
테이프는 서로 떨어진 두 사물을 이어붙이는 도구이다. 가령, 서로 떨어진 사물들의 경우, 테이프는 동일한 사물을 묶는 것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사물을 묶는 것일 수도 있으며 한 몸을 이루고 있지만 떨어질 위험에 처해 있는 상태를 교정하기도 한다. 테이프는 사물뿐만 아니라 인간 신체와 같은 유기체를 대상으로 테이핑을 할 수도 있는데 피부와 피부, 피부와 속살, 뼈와 뼈, 뼈와 근육, 근육과 근육이 떨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취하는 조처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니까, 테이프는 끊어져 있거나 끊어질 위험에 있는 것을 이어 붙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에만 테이프가 동원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말장난처럼 들리겠지만, ‘테이프’(tape)가 물리적인 형상을 지니고 있지 않은 ‘소리’를 ‘기록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면, 테이핑(taping)이 수행되는 위치가 구체적인 형상을 지닌 대상들에게만 가닿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테이프의 기능적 차원이 아니라, 테이핑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생산의 문제가 보다 핵심적이라는 데에 있다. 테이프가 일종의 테크네(techne)라면 테이프가 그저 특정한 상태를 처리하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라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테이핑을 통해 산출해내는 무엇인가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전선(電線)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 두 선을 ‘이어 붙인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전기선을 이어 붙여서 ‘전기’를 흐르게 만든다는 사실이 보다 중요한 것처럼 말이다. 달리 말해, ‘기술’은 기술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무엇인가를 산출해낸다는 것에 보다 초점이 맞추어져야만 한다. 그런 점에서 테이핑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보다는 테이핑을 통해 개입하려는 국면이 무엇인지를 포착하는 일이 훨씬 더 중요하다. 물론 테이핑이라는 기술과 그것이 산출해내는 그 무엇과 일대일의 대응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모두(冒頭)에 밝혔듯이 테이프가 오직 하나의 능력만을 지닌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주목해 보라.
어원적으로 ‘기술’(techne)이 대상에 적용되어 대상이 지닌 어떤 가능성을 ‘산출’해내는 능력이고 그 기술이 대상과 분할되기보다 대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테이핑을 통해 무엇인가가 산출되었다면 산출된 그 무엇이 테이프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고 인간존재가 테이프를 테이핑함으로써 그 무엇을 산출될 수 있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니까, 기술을 사용하는 존재와 기술 자체, 그리고 이를 통해 산출되는 그 무엇은 조화롭게 연동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자본과 매개되면서 이러한 과정을 지탱하던 ‘조화’는 붕괴하게 되고 ‘도구’의 영역으로 분화되었던 기술이 도리어 ‘인간’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전도되면서, 즉 테이핑을 할 수 있는 인간 신체의 능력보다는 테이프라는 ‘기술’이 훨씬 중요한 것으로 바뀌고 만다는 것이다. 다른 방식으로 말하자면, 인간의 손이 있어서 테이프를 테이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테이프가 인간 손으로 하여금 테이핑 하도록 만든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테이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은 테이프가 도달할 수 있는 제한된 영역에 국한될 따름이다.
물론 테이프를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일상적으로 제한된 것은 아니지만, 테이프가 지닌 가능성이 일상에서 발현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접착’으로만 활용하는 ‘테이프’가 ‘접착’이라는 기술적 기능을 넘어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약하자면, ‘기술지배’(technocrat)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인간과 사물은 ‘기능’과 ‘도구’로 예속되면서 노예화의 과정으로 침윤될 수밖에 없다. 아니,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이 인간과 기술, 기술과 사물, 인간과 사물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면, 예술이 기술지배 체제의 속살을 사유할 수 있게 만들거나 이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다고 판단할 수 있을 법하다. 이 질문을 경유할 수 있을 때, 분업화와 지배로 치달은 ‘기술’(techne)이 일으킨 문제를 새롭게 정초할 수 있을 것이며 무엇보다 기술적 관계가 되어버린,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 人‘間’의 관계를 달리 구성하는 기회를 제공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최혜영의 테이핑 작업을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비롯되며 그의 작업이 이행하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젠가 버려진 장소에서 발견한 아주 희미하지만 강렬했던 삶의 흔적.
그 흔적에 대한 생각은 사람의 개발행위 혹은 무분별한 반복에 대한 은유적 표현을 생각하게 했다. 사람들이 흔히 부르는 풍경이라는 실재적 표상이 어떤 아픈 흔적을 발견했던 당시의 나에게는 허상으로 보여 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무의미함과 덧없음을 가벼이 흐르는 느낌으로 캔버스 위에 테이프로 뜯어 붙이며 작업을 진행해 온 것이 3년. 이제는 기술적인 숙성에 지배당한 나 자신을 돌이켜보고 있다.
사람의 개발 행위..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기도 하는 변화의 흔적들.. 그것을 남기고 지워내고 표현하는 나의 손이 이제는 그 무언가가 텅 비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 그런데도 나의 캔버스는 자꾸만 자꾸만 채워져 간다.
오픈 스페이스 배의 넓은 전시장에 4일 밤낮을 머물며 남은 부분, 테이핑을 했다. 이 작지만 지고지순한 행위자체에 대한 생각을 해보고 있다. 내가 처음 느꼈던 그 감성, 그 아픔은 어디에 있는 걸까? 자신도 모르게 달련된 특정 기술에 지배를 당해버린 예술가. 나는 스스로 위태롭다고 느낀다. 그리고 손의 움직임에 이제는 감정이 부재함을 느낀다. 나는 기술자도 아니고 사유하지 않는 인간도 아니다. 무디어 질대로 무디어진 감성. 일시적으로 내가 무언가를 놓쳤다는 것. 그것을 깨달았다는, 좀 더 명확히 깨달았다는 사실자체가 나에게는 중요하고 이 전시도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고 여긴다.
작가가 생각의 이동을 위해 환경을 변화시켜야한다는 나의 신념은 확고하다. 이 말은 늘 내가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여기에 삶 자체의 변화, 소재의 선택, 표현의 선택도 부재해서는 안 되는 것임을 깨닫고 있다. 몸의 이동, 생각의 이동, 표현의 이동… 나는 그것을 실현시키지 못했고 소통시키지 못했고 이미 가졌던 것들을 버리지도 못했다.
만약 이 전시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면 작가로서의 나에게는 진심으로 감사하고 중요한 순간임을 되새길 것이다. 
                             
 
 2010년 오픈 스페이스 배 전시장에서..  최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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