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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류 2009
참여작가 박윤희
전시기간 2009.7.18(토)-8.16(일)
전시정보 작가와의 대화: 2009.7.18(토) 8PM
 
"Are you ready?" 박윤희 개인전 7/18~8/16 (Park, Youn-hee solo exhibition July 18~August 16)


제목:"Views and Order  "(질서의 풍경)
작가:박윤희 제2회 개인전-설치전
     (Yoonhee  Park) 2nd Solo Exhibition-Installation
전시일정:2009.7.18(토)-8.16(일) 
         Open 11AM-7PM 매주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작가와의 대화: 2009.7.18(토) 8PM
위치:오픈스페이스 배 전시장

2009 A.U.ready? Yoonhee Park

질서의 풍경 _ 설치-종이에 크레파스 _ 305×746×315㎝ _ 2009 


강선주(부산시립미술관 학예사)

나는 전시를 구상할 때 명확한 개념 하에서 작품을 선택하는 방식보다는, 연결고리가 있을 만한 다수의 작품을 직감적으로 모아둔 후에 얼마간의 시간동안 좀 노려보기도 하다가 전시 날짜가 구체적으로 임박해져 올 때 비로소 하위 개념들로 나누어보고 묶어보기도 하면서 작품마다의 경계짓기를 구체화한다. 그러다보니 언젠가는 필요할 거라는 생각에 버리지 못한 자료들이 주위에 가득하고, 딱 떨어져 맞는 고정불변의 분류가 아닌 이상 하나의 자료가 여기로 갔다가 저기로 갔다가 하다가 어디다 뒀는지 생각 안나는 일도 종종 생긴다. 게으르다면 게으른 방식이고, 게다가 자주 까먹는다는 것 때문에 비효율적인 방식이기도 하다. 일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스스로도 늘 하지만, 어떤 일의 시작이 명확한 개념에서 출발하는 것 보다는, 호기심을 유발하는 작품들을 한동안 노려보고 있다가 제 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에 더 흥미를 느끼기 때문에 나의 일을 장기전(長期戰)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장기전에는 무수한 시행착오가 따른다. 가능한 나의 직감과 호기심이 설득력 있는 논리적 귀결에 닿을 수 있기 위해 일상적인 긴장 속에서 아슬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박윤희가 이전부터 그려오던 것은 도시건축물이다. 크레파스로 긋는 균열일은 직선이라는 단순화된 기호로 지하철 내부와 아파트 외부의 도시 공간을 재현한다. 선과 면만으로 이차원이 삼차원이 되고, 삼차원이 이차원이 되면서 규칙적이지만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화면이 구성된다. 도시 공간에 대한 어떤 해석을 내리고 싶었다기보다는 호기심과 흥미가 작업매개가 되어, 크레파스가 녹아내릴 듯한 뜨거운 한여름에도 무심히 선을 긋고 면을 채워나갔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공간은 점차 내부를 지웠고, 선은 점점 면이 되고 색도 한두 가지로 수렴되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조금씩 배제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전개했다. 그래서 지금은 처음보다 훨씬 단조로워졌고 더욱 최소화된 방식으로 도시공간을 재현하고 있다.


박윤희는 두 번째 개인전(오픈스페이스 배, 7.18-8.16)에서 자신이 그린 평면화된 건물의 외벽, 겉, 껍데기의 모습을 평면적으로 벽면에 걸어두지 않고, 입체적으로 전시장 중앙에 설치했다. 낱장의 종이를 사방에서 천장부터 바닥까지 늘어뜨려 하나의 직사각 구조물을 만든 것이다. 그 큰 덩치가 관객의 관람 동선과 가시거리를 빼앗았다. 가까이서도 보고 멀리서도 바라보면서 작품을 이리저리 ‘관람’하도록 배려하지 않은 것이다. 관객이 벽과 작품 사이의 비좁은 통로를 걸어갈 때면 옅은 바람이 일면서 종이가 나풀거리기도 한다. 이것은 박윤희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질서가 있는 풍경’의 빈틈이 되어 ‘껍데기’라는 것에 의미를 배가시켜줄 여지로 작용하기 때문에 나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슬쩍슬쩍 드러나는 안쪽 공간은 텅 비어 있다. 조명이 안쪽에서 비추도록 설치했기 때문에 광원이외엔 아무것도 없다. 박윤희는 턱, 숨이 막히는 공간을 연출하고 싶었지만, (의도하지 않은) 나풀거리는 종이와 (생각보다) 넓은 여백과 조명 때문에 더 잘 드러나는 크레파스 결 들 때문에 그렇게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뭔가 조금 아슬한 느낌 정도랄까.


검은 사각 면과 흰 여백 선의 반복으로 드러나는 이미지는 현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빼곡한 초고층 아파트 단지 외형이다. 이쪽 건물 창문에 비친 저쪽 건물의 조각난 외형을 짜맞추는 것은 재밌는 놀이다. 서로 겹쳐지기도, 가려지기도 하는 직선을 이어나가면서 어느새 현대 도시가 주는 시각 놀이에 빠져든다. 늦은 밤 주차타워의 뻥뚤린 콘크리트 벽 사이로 새어나오는 형광등의 배열마저도 질서정연한 기하학적 구성을 이룬다는 점을 박윤희의 작업을 통해 재발견하기도 한다. 이 시각적 질서의 풍경은 창 없이 불가능하다. 창을 통한 건물내부의 형광등 배열이거나 건너편 건물의 외형을 반복적으로 비추이는 거울 이미지가 제 모습을 들춰내기 때문이다. 창이 있지만 그것은 안을 들여다보거나 바깥을 내다보는 창은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것은 오히려 안의 것을 꼭꼭 숨기거나 바깥의 것을 차단하는 검은 사각 장막이다. 그런데 박윤희가 이번 전시에서 자신의 작업을 벽면이 아닌 공간에 설치하려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없는 공간을 뭔가 있는 것처럼 장막을 쳐놓고 나풀거리는 장막너머를 들여다보길 유혹하는 것.


박윤희가 구성한 이 <질서의 풍경>은 초고층 빌딩숲의 외형일수도 있지만 현대 도시적 삶의 진짜 모습일수도 있다. 타자의 조각난 이미지와 실체없이 나풀거리는 껍데기이자 텅 빈 공간으로 구성된. 내부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건설 중의 아파트이거나, 허물어지기 직전의 재개발 아파트처럼, 삶의 장소이지만 삶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단지 시각적 패턴으로만 환원된 풍경. 삶보다 먼저 들어와서 삶을 조종하는 풍경. 면과 선, 검은색과 흰색, 그린 것과 안그린 것의 반복과 리듬이 만들어내는 환영적인 이미지의 풍경. 그래서 견고한 지지체도 없이 옅은 바람에도 흩날리는 꽃잎처럼 아슬하고, 불안한 풍경. 욕망과 권력이 한꺼번에 투영된 현대 도시의 아파트를 한갓 실체없이 텅 빈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 이를 통해 현대 도시적 삶의 숨은 질서를 드러내는 것. 삶조차 구획된 창처럼 타자의 의해 무의미하게 반복되고 패턴화되는 풍경의 질서를.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상상했을 것과 실행된 것 사이의 오차범위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는 없다. 자신의 직감을 고집하고, 호기심을 존중하는 동병을 가진 자로서, 호기심이 결과로 귀결되는 뭉글뭉글한 길 위에서 뜨악해지지 않도록 더 날카로운 경계짓기를 함께 해나가길 권해본다. (강선주_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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