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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 류 2006
참여작가 윤필남
전시기간 2006년 10월21~11월12일
 
"Are You Ready?" 윤필남 개인展 (Youn Pil-nahm solo exhibition)
   
 
윤필남 이번 전시를 보게 되면 일단 작품의 규모에 놀라게 되고 직물 특유의 성질을 이용하여 평면과 설치의 이질성보다는 동질성을 가지게 하고 있다. 동질성으로 인해서 작품의 단순한 배치에도 불구하고 작품만의 특성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직물의 성질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그 직물의 특성을 이용하여 직물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동시에 이용하여 다가감이 쉬움을 알 수 있다. 윤필남 만의 특유의 직물을 이용한 작업에서 따뜻함과 견고함이 동시에 엿볼 수 있으며 한 땀 한 땀을 보면 어쩐지 어울리면서 아닌듯한 이질감을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의미의 방향이 생각나게 하기도 한다. 그 방향의 의미를 찾아 가려 함에 있어서 서로의 연결된 고리를 볼 수 있어 방향의 의미 또 한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듯하다.
 
 
 
1. 윤필남의 이번 전시에는 두 가지 성격이 보인다. 하나는 평면이고 하나는 설치이다. 공간감이 전혀 다른 작품들 간의 동질성에 대한 응시가 돋보이는 전시다. 입체와 평면의 공간 변위를 맥락이 같은 기법을 통해 표현하는 작가의 의지와 작품의 양의적 성격은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구체적 연상이 없는 추상적인 화면이거나 일상적 사물들의 연상을 불러일으키는 형상이 주를 이루는 것도 양의적 공간감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 형상 위로 무수한 시침질 선이 어지럽게 놓여 이 무작위한 선들의 종횡과 겹침의 운동이 우선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시침질 자국이 화면 속의 소재들을 움직이지 않게 각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색상과 형태와 위치를 해체하거나 분절시키기도 한다는 점이다.

2. 평면 작품들은 조각천으로 이루어져 있다. 바탕천 위에는 때로 밀도 강한 중첩의 문양이, 때로는 띄엄띄엄 흩어진 문양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천을 붙이는 시침질한 선과 문양 사이의 공간의 변이가 화면 구성의 주요 요인이다. 그런 면에서 구성 자체에 새로운 점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침질한 천은 바탕에 견고하게 붙박여지지만 시침질 선 자체는 바탕 위에 떠 있는 경우를 보게 된다. 부착이 안 된 실의 부분이 부착과 탈부착의 이중적 기능을 가진 채 자신의 재질감을 드러내면서 평면에 끊임없이 저항한다. 다른 천을 바탕에 부착시켜 평면화를 지향하면서 자신은 입체로 남아 있는 독특한 구조이다. 시침질이 평면과 입체를 오가며 타자와의 공존을 꿈꾸고 타자와 일체화를 보이면서 자신은 또 하나의 타자로 남아 있다. 시침질이라는 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어눌한 어법이 작품을 이끌어 가는 주요한 요인이지만 그것이 평면 위에 입체의 공간을 응시하게 한다.
  
   바탕 위에 놓인 문양들을 살펴보면 그 문양들이 평면에서 형태를 잡고 잘라내거나 그려서 부착한 것이 아니라 여러 겹의 천으로 이루어진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여러 겹의 천이란 한 문양을 이루는 형상이 평면의 중첩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형성 과정에서 이미 입체적인 공간감을 기저로 다시 평면으로 부착되어진 것이다. 바탕천 위에 저부조로 있는 물리적인 다른 천이 아니라 성질이 다른 평면이 모여 다층적 성격을 띠고 겹쳐짐으로 해서 새로운 공간, 입체가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윤필남의 문양은 입체와 평면의 경계가 모호하고 작품 전체로 봐서는 이 둘 사이를 끝없이 오간다.
   시침질은 바탕 위에서 하나의 선으로서 긋고, 잇고. 중첩하고, 흩어지고, 모이는 역할과 형상으로 나타난다. 흰 실이냐 붉은 실이냐에 따라 선의 느낌도 달라진다. 그렇게 드러나고 감춰진다. 분절하고 꿰맨다. 때로 시침실 선은 바탕에 견고하게 붙어 있기도 하지만 양끝만 고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떠 있는 상태 그대로이다. 고정된 선이기보다 유동적인 성격이 강하다. 평면과 입체, 타자와의 일체화와 이질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작품 안에서 분절을 가장할 뿐이거나 잠재된 선으로 역할을 한다. 바탕에는 이미 기존하는 이미지들이 있다. 조각천이거나 잡지의 사진 조각들이 그것이다. 그 위로 시침질이 지나간다. 조각 이미지들은 또 한번 분절되고 꿰매어 진다. 그리고 시침질 선들은 한 형상 위에서 또 하나의 형상으로 흔적이 된다.
천이 가진 두께 때문에 특정 부위를 서로 부착해도 그 밑의 천이 드러나고 그 사이로 박음질한 선이 드러나고 그 박음질 선의 무수한 자국과 선형이 형상을 맴도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중첩해서 결합하고 파내어 분리시키고, 파낸 자국이 전체의 문양을 만들고 그것이 또 하나의 바탕이 되는 이 순환의 구조에서 그의 문양은 다의성이 생기고, 자신을 드러내는 개별체로서 보다 흔적으로 무화되기도 한다.

3. 문양을 이룬 형태들은 대부분 자신의 몸을 잘라내고 만들어진 것이다. 자신의 몸을 비워내고 얻은 문양들이고, 단일한 문양으로 완성된 것이 아니라 그 문양들 위로 다른 문양들이 겹쳐지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우리가 만나게 되는 화면 위의 문양은 자신의 몸을 잘라낸 것들이 모여 이룬 집합체이다. 문양은 다층적 구조를 내적 요인으로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기법은  인디언 부족의 <몰라>라는 문양기법에 연유한 것으로 천위에 선이나 문양 등을 파낸 자국을 새로운 문양으로 여기는 기법의 하나이다. 파낸 자국에는 보푸라기가 드러나서 날카로운 선들이 다시 부드럽게 변하고 질감을 만들어내고 입체감이 들어선다. 파내고 다시 결합하는 이 기법에 주목함으로 공간 변위의 새로운 이해가 보인다. 이 기법은 설치 작품과 연계를 보이며 작품의 공간구성의 구조를 읽을 수 있다. 이런 맥락은 평면을 입체화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공간과 질감, 평면과 입체의 경계 허물기. 바탕과 부착물의 무차별적 인식, 그리고 그 사이의 섬세한 공간감과 질감이 주는 촉감, 색상의 다양한 변주, 다른 재질 간의 층위가 주는 미세한 차이를 드러내려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다란 원단을 천정에서 적당한 간격으로 병렬하듯 차례로 늘어뜨린 설치물은 문양이 되게 파낸 흔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사열하듯 늘어선 천은 평면이면서 설치라는 통일감에 의해 입체공간을 가진 새로운 공간구조물이 된다. 말하자면 문양을 보아서는 바탕이 뚫린 평면적 공간을 만나고, 몇 겹으로 걸쳐져 있는 천 사이로 보이는 문양의 연속성에 의해 입체 공간을 보게 된다. 이 작업은 공간의 연속성과 단속성을 통해 막힘과 뚫림. 반복과 지속의 공간변위로 평면과 입체라는 이중성을 시도하고 있다.
   구멍 사이로 건너다보이다 막히고, 뚫리고 다시 막히는 반복, 늘어진 천 사이로 걸어드는 행위에 의해 공간은 구체성을 얻게 되고 천의 유연함은 입체가 되어 평면을 부정한다. 그리고 다시 평면으로 돌아서는 연속성은 ‘몰라’ 기법을 원용한 문양들과 다르지 않다. 중첩을 통해 두께를 가진 평면이 만드는 입체와 문양은 평면보다 섬세한 색상과 형상의 변주로 나타나는데 설치된 천 사이로 걸어들어 가면 한 장 한 장의 천이 하나의 또 다른 공간으로 관계를 일신하고, 천은 입체로서의 다의적 공간을 형성한다. 우리가 그 속을, 천 사이로 걸어드는 걸음은 마치 이질적인 각 장의 천을 이어주는 시침질로서 평면과 입체의 공간을 변위하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걸음은 걸음으로서 천과 일체화 되지 못하는 타자성을 전제한다. 그런 면에서 걸음과 시침질은 이어주면서 분리하는 이중성을 보게 된다.  

4. 그의 이번 작품들은 바탕 위에 천을 부착하는 매개인 시침질이 평면과 입체 공간을 형성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시침질의 원래 역할인 타자를 꿰매는 역할로서 일체화와 시침질 실 자신은 여전히 이질성으로 남는 성격을 공간 해석의 태도로 이해한 것이다. 타자를 자신화 함으로 관계로서 세계를 응시할 수 있지만 자신은 여전히 자신으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는 분리된 의식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의 작품이 입체와 평면을 오가는 시침질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면 삶의 공간이야말로 이 둘 사이를 기묘하게 오가며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삶에 대한 응시이자 체험이다. <강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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