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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Curator@Busan ○큐레이터:이보성.추희정.이아름 ○작 가: 강민기.박정원.송정현 ○기 간:2018.10.19(fri)-2018.11.10(sat) ○관람시간:11:00-19:00(매주 일요일 및 공휴일은 휴관입니다.) ○장 소: 오픈스페이스 배 전시장 ○개 막:2018.10.19(fri) 오후6시(작가와의 대화) ○전시기획:오픈스페이스 배 ○후 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 메르시엘 #전시 간략 소개 부산에는 많은 이름의 큐레이터가 있다. 공공미술관, 사립미술관,대안공간 그리고 화랑 등에 서 묵묵히 그들의 입장에서 큐레이터 의 꿈을 실천하고 있다 고 이동석 선생의 "구보 씨의 하루"의 글귀가 문득 떠오른다. 큐레이터의 진짜 모습일까! 많은 잔상들이 짧은 시간 중첩된다. 아시다시피 공공기관 학예연구사를 제외하면 그렇다 할 큐레이터의 장이 부재한 부산의 현실이다. 조촐한 공간과 예산이지만 그래도 큐레이터 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지역의 숨은 실력자들의 장을 제공 하고자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유효하다면 매년 지속하고자 한다. 공공기관의 학예연구사는 참여는 업무에 과중이 될 터이고 그래도 많은 관심으로 현장의 큐레이터 와 소통되길 기대한다. 그물망의 (비)가시성 예술이란 단어의 정의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수시로 변해왔다. 그리고
지금, 예술에 대한 정의는 실로 다양해서 뭐라 한 가지로 이야기할 수 없다. 각기 다양한 사람들의 취미(taste, 趣味)와 의견이 반영될 뿐이다. 필자에게 예술은 공부를 통해서든, 삶 체험을 통해서든, 아니면 남들과 다른 기행(奇行)을 통해서든 작가들 나름의 상상력을 가지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어떤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은 더 나아가 우리를 자극하여 보다 좋은 삶을 꿈꾸도록 해주는 무엇이다. 이번 전시에 필자가 강민기 작가를 섭외한 이유는 젊고 유망한 작가를 소개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나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필자도 고민하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제 막 첫 번째 개인전을 마친 강민기 작가를 통해 필자 본인의 문제의식을 드러내고자 한다. 강민기 작가의 지금까지 작품들에 대해서는 김효영 큐레이터가 《SET_NET》(공간힘, 2017)의 서평 「포획
(불)가능한 것들에 대한 사유」에 잘 정리해놓았다. 작가는
얼핏 보면 ‘호화스런 소파’와 ‘자유의 여신상’이지만 자세히 보면 수많은 바퀴벌레로 만들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붕괴된 환상>(2015)이란 조각작품을
시작으로, 남성의 성기를 본을 떠 만든 <달콤한 환상>(2016) 시리즈를 거쳐, 그물로 무엇인가를 붙잡는 <변질된 상징>(2017),
<Captured>(2017), <Capturing>(2017)을 발표했다. 조각에서
설치와 영상으로 이어지는 형식의 변화가 있었지만,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 그리고 그것이 스스로 유지되게끔 하는 장치를 고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관되게 유지된다. 예를
들어 <붕괴된 환상> 시리즈는 자본주의의 메타포라
여겨지는 사물의 이면에 추악함이 있음을 고발하는 작품이었고, <변질된 상징>은 자본주의의 소비 욕망을 에로스적 욕망, 즉 성욕으로 대체하여
그 실체를 드러내는 작품이었다. 감정. 몸. 장소. 음악의 템포에 따라 팽팽해졌다 느슨해지는 남녀의 탱고 동작은 성적 긴장관계를 연상시킨다. 날것
그대로의 도취 상태인 이들의 표정에는 성적 욕망이 짙게 배어있다. 둘만 떼어놓고 본다면 그것은 공적 장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적 행위와 같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결합을 이루지 못한 좌절된 사랑이자 욕망이다. 상대
없는 자위행위와 같다. 그 때문에 어딘지 모르게 애수를 자아낸다. 인간의
본능과 욕망이 사회라는 제한된 공간, 통념, 의식이라
불릴 수 있는 어떤 문화와 만났을 때 그 살아있는 날것의 감정들은 어떤 형태로 표출되는가에 대해 박정원 은 스스로 묻고 그리기로 응답하고 있다. 감정의
진리에 대한 의지는 타인을 알고 자하는, 그를 통해 자신을 알고자 하는 의지이다. 눈에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감정의 실마리를 찾아 나선 작가는 지금 더 깊은 감정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도달의
정점을 향한 중간 지대의 어디쯤에 있다. “거대하고 모호하기만 한 세상이 창작을 통해 아주 조금은
알만한 것으로 변모된다고 느낀다”는 박정원. 그의 작품을 주목한다.(추희정) 몽환적인 색채와 풍경으로 가득 찬 그곳. 정말 물속은 편안한 공간일까? 물속에서 머무는 짧은 시간 차를 마시고, 책을 읽고 휴식을 취하는 일상의 표현을 재현한 송정현 작가의
<Alice in Underwater>는 Elena Kalis의 <Alice in Underwaterworld> 시리즈의 오마주에서 시작한다. <Alice in Underwater>의
수중에서 표현된 사진은 수면위의 세계에서는 표현하지 못하는 신비로움을 담고 있다. 중력을 거스르며 공기가
없는 물속 표현을 통해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거울을 통과해서 나오며 보았던 현실과 비현실적 세계를 물과 오브제의 각각의 색감을 통해 몽환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물’이라는 특정 공간의 시각적 재해석은 사진학을 공부하면서 남들에 비해 뒤 늦은 호평을
듣기 시작한 송정현 의 연출 사진에 대한 욕심과 새로운 도전이었다. 작가는 특정 개념이나 본인의 생각을
덧붙여 누구나 다 작업할 수 있는 사진이 아닌 나와 타인, 그리고 불특정다수에게 인정받을 만한 어려워
보이지만 시각적으로 놀란 만 한 연출사진 작업을 보여주므로 써 어릴 적 즐겨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송정현의 작업은 재미있고, 편안하다. 그녀의 작업 앞에서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이 작품의 의도나 미학적 의미를 고민하기 위해 애써 심각해지려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가볍다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꿈에서 깬
앨리스의 방처럼 공간적 개념이 깨져 있는 공간에서 현실과 이상의 무게를 벗어 던진 한편의 사진동화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만큼이나 혼란스럽다. 꿈에서 깨어난 앨리스가 직시해야 할 이상한 나라의 또 다른 시작이지만
'happily ever after' 자신의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는 관객을 기대하는 송정현 작가의 다음 사진동화 시리즈를 기대해본다.(이아름) 전시장 전경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