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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제이 손의 개인전 《그림의 떡》은 손에 닿지 않기에 더 탐나고, 감각할 수 없기에 더 선명한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무엇’을 다룬다. 그것은 가질 수 없음과 바라봄 사이에 놓여 있으며, 닿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애착이다. 작가는 이 감각의 거리, 멈춤과 갈망이 교차하는 지점을 예술로 전환하며, 그 사이에서 자신의 실존적 거리를 유희한다. 도달하지 못하기에 더 절실히 갈망하고, 붙잡을 수 없기에 오히려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작가는 사소한 물건부터 스스로의 욕망, 그리고 그것과 얽혀 있는 언어적 풍경에 이르기까지, 그 경계 위에 놓인 것들을 수집한다.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그는 기성세대의 강박적인 문장들, 위계적인 언어, 그 이면에 숨겨진 오래된 지혜와 속담들을 관찰하고 받아들이다가도 다시 밀어내며, 그 모든 감각을 작업의 일부로 삼아왔다. 전시장에 등장하는 돌, 속담, 곰인형, 커튼, 붓다는 모두 이러한 수집 행위가 남긴 잔흔들이다. 사물과 이미지, 그리고 주변 환경은 작가의 아이템이 되어 일상이 작업이 되고, 작업이 다시 일상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욕망이란 닿지 않기에 더욱 선명해지고, 감각이란 반복 속에서 비로소 다르게 일어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작가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물과 환경은 곧 작업실이자 놀이터가 된다. 그것은 자아의 끌림이 흐르는 창구이자, 자신을 부풀리고 다시 축소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참조와 패러디, 사랑과 자아의 죽음, 질투와 소유, 그리고 사회적 정서의 교차점들. 작가는 그 사이를 유영하며, 외부의 감각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몸과 취향, 감정으로 소화한 뒤 다시 자신의 언어로 풀어낸다. 《그림의 떡》은 감각이 의도적으로 뒤틀려 흩어진 자리이자, 욕망과 해체가 얽힌 장면이며, 그 너머에 닿으려는 우리의 손끝이다. ▶ 전시명 : 그림의 떡 ▶ 참여 작가 : 이제이 손(EJ SON) ▶ 기획 : 김정훈 ▶ 큐레이터 : 유경혜 ▶ 설치 : 방기철 ▶ 전시기간 : 2025. 7. 5(토) - 7. 27(일) ▶ 오프닝 : 2025. 7. 5(토) 오후 5시 ▶ 전시장소 : 오픈스페이스 배(부산 중구 동광길 43) ▶ 관람시간 : 11: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 주최·주관 : 오픈스페이스 배, EJ SON ▶ 후원 : NSW Government, Nation Communication Museum |